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처음으로 50홈런-50도루 고지를 밟으며 슈퍼스타의 입지를 다시 한 번 확고히 했다. 20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오타니는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를 기록하며 다저스의 20-4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오타니는 전날까지 기록한 48홈런-49도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1회와 2회에 각각 도루를 성공시키며 50도루를 달성했다. 이후 6회, 7회, 9회에 걸쳐 연속으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50홈런-50도루라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와 함께 오타니의 50호 홈런볼을 잡아낸 팬이 경호를 받으며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타니 50-50 홈런볼 주운 사람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검은 상의를 입은 남성이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경기장을 퇴장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시됐다. 이 남성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미국 야후 스포츠는 "오타니의 50호 홈런볼은 최소 10만 달러(약 1억 3320만 원)의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추산했다. 스포츠 수집가들과 경매 전문가들은 이 공이 경매에 나올 경우 몇 배의 가치로 판매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헤리티지 경매의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10만 달러를 훌쩍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볼의 가치는 이전에도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22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62호 홈런볼은 150만 달러(약 19억 원)에 낙찰된 바 있으며, 이는 당시 예상치보다 낮은 금액이었지만 여전히 높은 가치로 평가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오타니의 50호 홈런볼이 저지의 홈런볼에 견줄 만큼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오타니의 눈부신 활약을 바탕으로 다저스는 마이애미를 20-4로 꺾고 12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오타니는 다저스 역사상 첫 50홈런 타자라는 명예를 얻었을 뿐 아니라, 한 경기에서 10타점을 기록한 최초의 다저스 선수로 등극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경기에서 10타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이번이 16번째다.
2018년 빅리그에 입성한 오타니는 올 시즌 10년 7억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LA 에인절스를 떠나 다저스로 이적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오타니에게도 빅리그 입성 후 첫 가을야구의 기쁨을 안겨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