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축구협회는 25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과의 계약을 상호 합의 하에 종료했다고 밝혔다. 만치니 감독은 지난해 8월 사우디 대표팀 감독직에 오른 지 1년 2개월 만에 팀을 떠나게 되었다.
곧바로 후임 감독에 대한 논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브라질 매체 UOL에 따르면 사우디 축구협회는 차기 감독으로 브라질의 전 국가대표 감독 치치를 물망에 올려놓고 있으며, 이미 협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치치 감독의 에이전트는 최근 유럽을 방문하여 사우디 측과 첫 만남을 가졌고, 양측은 빠르게 협상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치치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이끌었으며, 두 차례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한국을 상대로 4-1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사우디 축구협회가 치치 감독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중동 리그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알 아인과 알 와흐다에서 감독직을 맡은 바 있어 중동 축구에 대한 이해가 깊다.
만치니 감독의 경질 배경에는 부진한 성적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20경기에서 8승(7무 5패)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사우디 팬들의 불만을 샀다. 최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한 경기 후, 만치니 감독이 팬들과 언쟁을 벌인 사건도 그의 입지를 흔들었다.
현재 사우디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C조에서 1승 2무 1패로 조 3위에 머물러 있으며, 하위권인 중국과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아 불안한 상황이다. 만치니 감독은 이와 같은 성적 부진 속에서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한국과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직전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경기 후 팬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고, 결국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치치 감독이 사우디에 부임할 경우, 만치니 감독에 이어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만치니 감독은 사우디에서 약 2,500만 유로(한화 약 360억 원)의 연봉을 받았으며, 치치 감독 역시 비슷한 수준의 조건을 제안받을 것으로 예상된다.